★방송·연애★

한은정. "그동안 멋모르고 연기했다"

쿠욱키 2005. 12. 23. 16:59


드라마 '원더풀 라이프' 이후 8개월여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할 탤런트 한은정. 그녀의 새 작품에 대한 감회는 어떨까.

 

"이제야 연기에 대한 욕심이라는 것이 생겼어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은 결연하다.

한은정은 "그동안 주위의 권유로 혹은 상황이 닿는 대로 연기에 임해왔다"며 "어느 순간부터 연기에 대한 욕심과 연기의 참 맛을 느낄 수 있게 됐다"면서 이번 작품이 자신의 연기 인생에 큰 전환점임을 강조한다.

"난 CF 모델이 아닌 연기자"

그 중요한 시기에 출연을 결정한 드라마는 KBS 1TV의 대하드라마 '서울 1945'(극본 이한호 정성희, 연출 윤창범 유현기)로 한은정은 그동안 가져왔던 서구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벗고 하층민의 삶을 사는 여인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

"우선 60부작이나 되는 대하드라마라는 점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만큼 연기자로서 얻어지는 것이 있으리라는 확신에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젊은 연기자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시대극인데다 '시대극이나 사극에 출연하면 CF가 안들어온다'는 연예계 속설이 있을 정도로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한은정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 있다.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어렵다고 생각하면 더 어려워질 뿐이잖아요"라며 자신을 다독이는 한은정은 "어차피 CF 모델이 아닌 연기자니까 연기에 대한 도전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라고 설명한다.

역할 자체에 대한 느낌 역시 부담. 극중 연기할 김해경은 하녀 출신으로 젊은 시절을 보내다 큰 의지로 성공하는 신세대 여성으로 당연히 촌스럽고 억척스러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한은정이라는 이름 앞에 붙는 '우아함', '섹시함' 등의 수식어와 그런 역할은 느낌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화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내 모습들을 끄집어 낼 수 있는 기회"라며 오히려 자신만만이다. 꼭 외모로만 보여지는 것 외에도 색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인 것.

류수영, "한은정, 너무 어른스러워졌다"

한은정의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동료 연기자이자 극중 연인 역할을 맡은 류수영 역시 대견해 하는 눈치.


"두 사람이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에서 함께 악역 연기를 하면서 본격적인 연기 생활을 시작했어요. 3년여의 시간이 흘러 주연으로 만나게 되니 서로 대견하고 기쁜 느낌이죠."

 

류수영 역시 새 드라마에 임하는 자세가 한은정 못지 않다.

한국의 최대 혼란기라고 할 수 있는 일제시대와 광복, 한국전쟁을 거쳐가는 당시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역사 관련 서적을 탐독하는가 하면 당시의 인물 표현을 위해 사진 자료도 수집했다.

"예상 외로 당시 사람들이 요즘 시각으로 볼 때도 멋스러운 면이 있더군요. 근대사 속의 인물이다 보니 외관으로 보여주는 변화는 한계가 있다 싶더라구요."

역사 속 실존 인물을 모델 삼아 나름의 조사를 해봤지만 남아있는 자료가 많지 않아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류수영. "그래서 역사 속의 이데올로기 측면 만큼이나 당시의 젊은 사람들이 겪었을 인간관계나 사랑 부분도 함께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나름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두 사람 모두 이제는 누가 뭐래도 드라마의 얼굴이 된 주연 연기자. 하지만 "주연이냐 조연이냐를 염두에 두고 일하는 건 아니다"라며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연기하기 힘들어질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대하드라마의 주연 연기자라는 사실에 오히려 큰 부담을 느낄 수도 있을 터. 하지만 류수영은 "나의 연기에 따라 드라마의 흐름이 바뀐다는 느낌은 부담 보다는 즐거움으로 다가온다"며 자신감을 내보인다.

'서울 1945'는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는 젊은이들의 삶과 사랑을 통해 많은 편견과 오류로 가득한 당시 시대상과 하나의 조국을 위해 애쓰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조명하는 드라마로 내년 1월 7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합쳔=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찬호 기자 hahohei@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