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애★

미혼모와 이혼남의 사랑이야기

쿠욱키 2005. 11. 25. 09:15

케이블 위성채널 MBC드라마넷은 23일 국내 첫 HD(고선명) TV 영화 ‘열 번째 비가 내리는 날’의 시사회를 열었다. ‘열 번째…’는 2005년 2월 방송위원회의 방송 콘텐츠 제작 지원 당선작으로 뽑혀 총 제작비 3억4000만원 중 1억5000만원을 지원받았다. 풍부한 자원은 장비와 기술 향상으로 이어졌다. HD 전용 카메라로 촬영하고 5.1채널로 녹음해 화질과 음향이 극장용 영화 못지않다.

 

‘열 번째…’는 가족의 사랑을 부각하는 로맨틱 코미디다. 이야기의 뼈대는 29살 철부지 미혼모와 이혼한 신문기자의 일상이 교차하며 이뤄진다. 미혼모 유수진(소유진)과 그의 10살 난 딸, 그들의 집에 하숙하는 딸의 담임 선생 이민호(정성환)가 엮는 시끌벅적한 소동이 주요 줄기다. 여기에 특종에 대한 집착 때문에 가정을 팽개친 기자가 사랑의 소중함을 깨우는 이야기가 곁들여진다. 연출을 맡은 민두식 감독은 “우선 미혼모와 이혼남에 덧씌워진 고질적인 선입견을 벗기고자 이들의 밝은 면을 강조했다”며 “타인과 새롭게 가족의 연을 맺는 현대의 가족관념을 발랄한 분위기 속에 녹여보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소유진은 “딸 가진 엄마 역은 처음이지만 성격이 활발한 역할이라 어렵지 않았다”며 “디지털화한 촬영기술 덕분에 애니메이션도 삽입돼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촬영이 즐거우면 연기에 자연히 몰입하게 되는데, 이번에도 한 달 보름의 촬영기간 내내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열 번째…’는 영화의 장점을 기술적으로 흡수하는 데 성공했지만, 소재와 구성은 일일 단막극에 머무르는 한계를 보였다. 디지털 전용관에서 대형 스크린과 입체음향을 빌려 감상했음에도 거실 소파에서 TV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 것은 이 탓이다. 민 감독은 “방송위원회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기 위해선 실험정신보다는 다소 계도적이고 친숙한 이야기를 택해야 했다”며 ‘소재의 한정’을 인정했다.

시사회를 통해 첫선을 보인 이번 드라마는 내년 1월쯤 MBC 드라마넷에서 설날 특집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심재천 기자

jayshim@segye.com